유정복 “입각, 박근혜에게 보고만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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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유정복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쌀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는 농정에서 가장 큰 현안인 쌀 수급 문제에 맞춰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남아도는 쌀을 북한에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유 후보자의 견해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유 후보자는 “쌀 재고를 줄이는 문제도 있지만, 인도주의적이고 남북 간 화해·협력 측면에서도 검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물론 “대북 관계를 담당하는 부처가 있고, 정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북 지원 문제는 통일부 소관”이라며 논의 자체를 회피하던 기존 농식품부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의 전문성에 시비를 걸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내무 관료 출신으로 농식품 분야 경험은 전혀 없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장관직 제안을 거부하면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부정적 관계가 계속될까 봐 수락했느냐”며 “장관 자리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박 전 대표와 상의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보고만 드렸다”고 답했다.

일부 의원들은 유 후보자의 큰딸 명의로 5700만원의 예금을 신고했지만 증여세 납부 사실이 없다며 세금 포탈 의혹을 제기했다. 또 2년 전 4000만원을 빌려 아직 갚지 않고 이자도 주지 않은 돈에 대해 정치자금을 받은 것 아니냐며 추궁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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