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초고속인터넷 3위 업체인 두루넷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1위 KT와 2위 하나로통신, 그리고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 간의 3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두루넷 지분 71.95%를 1천2백59억원에 인수키로 결의하고 두루넷 최대주주인 삼보컴퓨터 등 8개 회사와 지분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로의 두루넷 지분 인수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주식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식교환 비율은 하나로통신 1주당 두루넷 주식 1.43주다.
하나로는 이를 위해 이자율 0%, 무보증 조건으로 총 1천9백49억원어치의 CB를 1월 3일과 2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할 계획이다. CB의 78%인 1천5백19억원은 5년 만기로, 나머지 4백30억원은 1년 6개월 만기로 발행될 예정이다.
하나로 관계자는 "1월 1일부터 약 한달간 두루넷에 대한 정밀 실사를 벌여 두루넷에 대한 가치평가를 할 계획이어서 인수금액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가 두루넷을 인수함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KT·데이콤과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 현재 KT는 46.7%의 시장점유율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선두였지만 하나로통신이 이번에 인수한 두루넷과 역시 하나로가 대주주(지분율 32%)인 드림라인의 가입자를 합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42.5%로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지난달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이 가세할 경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세 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로 신윤식 회장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한편 최근 급속히 재편되는 유선통신 시장에서 2∼3강의 위치를 다질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로는 두루넷 지분 인수를 전제로 재무구조 개선과 내년 신규사업 및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AIG·뉴브리지 등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최대 13억5천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계획을 이사회에서 함께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 5억5천만∼6억5천만달러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며, 나머지 7억달러는 두개 이상의 은행으로 구성된 은행단으로부터 융자받는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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