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두루넷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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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하나로통신이 초고속인터넷 3위 업체인 두루넷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1위 KT와 2위 하나로통신, 그리고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 간의 3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두루넷 지분 71.95%를 1천2백59억원에 인수키로 결의하고 두루넷 최대주주인 삼보컴퓨터 등 8개 회사와 지분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로의 두루넷 지분 인수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주식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식교환 비율은 하나로통신 1주당 두루넷 주식 1.43주다.

하나로는 이를 위해 이자율 0%, 무보증 조건으로 총 1천9백49억원어치의 CB를 1월 3일과 2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할 계획이다. CB의 78%인 1천5백19억원은 5년 만기로, 나머지 4백30억원은 1년 6개월 만기로 발행될 예정이다.

하나로 관계자는 "1월 1일부터 약 한달간 두루넷에 대한 정밀 실사를 벌여 두루넷에 대한 가치평가를 할 계획이어서 인수금액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가 두루넷을 인수함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KT·데이콤과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 현재 KT는 46.7%의 시장점유율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선두였지만 하나로통신이 이번에 인수한 두루넷과 역시 하나로가 대주주(지분율 32%)인 드림라인의 가입자를 합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42.5%로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지난달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이 가세할 경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세 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로 신윤식 회장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한편 최근 급속히 재편되는 유선통신 시장에서 2∼3강의 위치를 다질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로는 두루넷 지분 인수를 전제로 재무구조 개선과 내년 신규사업 및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AIG·뉴브리지 등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최대 13억5천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계획을 이사회에서 함께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 5억5천만∼6억5천만달러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며, 나머지 7억달러는 두개 이상의 은행으로 구성된 은행단으로부터 융자받는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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