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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시상식장서만난홍명보]"대학때 빈자리 메우려 수비수 전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왜 잘 웃지 않나.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싫다.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도 싫다. 지금이야 공인이 됐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 피하고 싶다. 그러다 보니 사람은 나를 축구장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런데 웃으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게 이유다. 집에서는 잘 웃는 편이다."

-이천수 자서전 파동 때 질책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누굴 존경하느냐는 것은 개인이 판단할 부분이다. 우리가 천수에게 존경받기 위해 축구를 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천수 판단과 별개로 상업적으로 이용당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운동만 하다가 끝낼 것은 아니다. 많은 날들이 남아 있고, 그래서 자기 수련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말한다

-그간 해온 역할을 후배 중에 누가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포지션은 다르지만 장래성 등을 놓고 볼 때 박지성이 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포스트 홍명보·황선홍'으로 송종국과 설기현이 꼽히는데.

"두 선수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송종국은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고,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지만 나와는 스타일이 다른 선수다. 설기현은 파워·스피드가 좋은 데다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두 선수가 외국에서 성장해 돌아오면 한국 축구는 한 단계 올라설 것이다."

#자신을 말한다

-원래 수비수로 타고났다고 생각하나.

"원래 내 포지션은 미드필더였다. 그런데 대학(고려대) 2학년 때 수비수인 임종원 선배가 졸업하는 바람에 빈 자리를 메우려고 수비수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그렇게 싫었는데 하다 보니 재미가 생겼다. 싫어한 일이 지금의 영광을 가져왔으니, 운도 많이 따른 셈이다."

-그동안 얼마나 벌었나.

"아내가 관리하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돈이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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