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위장전입 강요해서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나는 분가해 살고 있다. 부모님은 경기도 군단위 지역에 사시고 나는 수원에 산다. 며칠 전 부모님이 전화를 걸어 "네가 살고 있는 수원에서 우리가 사는 군 지역으로 전입신고를 해달라"고 하셨다.

이유를 물었더니 부모님은 "마을 이장이 '타지에 나가 있는 자녀 중에 한 가구당 두 사람씩 의무적으로 우리 군으로 전입신고를 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하셨다. 나는 전입신고를 해달라는 요구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다음날 관할 면사무소에 문의했다. 면사무소 담당 직원은 "우리 군의 인구가 5만명이 되지 않으면 행정부서 축소·공무원 인원 감축·국고보조금 삭감 등의 불이익이 생기니 협조를 해달라"고 했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노인들에게 반강제적으로 가구당 두 명씩 전입을 요구하는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jinsoran·인터넷 독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