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나도 한표"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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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제16대 대선 부재자 투표가 12일 시작됐다. 86만7천2백9명의 부재자는 구청·동사무소 등을 중심으로 마련된 전국 4백89곳의 부재자 투표소에서 14일까지 3일간 투표할 수 있다.

부재자 신고를 한 유권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국에 설치된 부재자 투표소 중 어디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 투표를 하려면 선관위가 보내온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는 속봉투 등 우편 내용물과 함께 본인 확인용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대·연세대·대구대 등 3개 대학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다.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는 13일까지만 운영된다.

서울대의 경우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10시 전부터 언어교육원 1층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학생 10여명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렸다.

맨 처음 투표한 이 학교 화학과 3학년 박정현(21·여)씨는 "지난 6월 지방선거 때는 학기 중이라 마산 집에 내려가지 못해 투표를 포기했다"면서 "교내에 투표소가 설치돼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내 부재자 투표가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서울대에서는 이날 오후 2시쯤 민주당 선거운동원과 일부 사시·고시 준비생들이 학교 주변인 신림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투표소까지 승합차·승용차 4대로 실어나르다 이를 제지하는 선관위 직원 및 한나라당 당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민주당 연설원이라고 밝힌 강모(35)씨는 "젊은이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차량을 운행했다"고 주장했으나 관악구 선관위 측은 "차량 운행이 기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불법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에서도 정오쯤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두 곳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학 등록금 인상 동결 공약을 지지하는 내용의 벽보가 붙어 선관위 직원들이 이를 급히 떼내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구=홍권삼 기자, 서울=김현경 기자

goodj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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