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난 중국도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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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학사(學士)는 개만도 못하고, 석사는 거리에 가득 찼다. "

대졸자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는 중국의 대학가에서 나도는 유행어다. 8백만 대학생들의 불안과 불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홍콩 경제일보는 10일 "중국의 최고 명문인 베이징(北京)·칭화(淸華)대 졸업생 중에도 기업체의 채용규모 축소와 정보기술(IT)산업 위축으로 취직하지 못한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보도했다.

칭화대 취업지도센터의 천지허(陳基和)주임은 "내년에 졸업할 학·석사는 올해보다 1천여명 많은 6천여명이지만 기업들의 채용의뢰 요청이 줄어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더 어렵다. 전국부녀연합은 최근 여성 대졸자를 대상으로 계획했던 인재채용 박람회를 돌연 취소했다. 5백여개의 기업에 초청장을 보냈는데 겨우 5개 기업만이 참가를 통보해 수천명의 지원자들을 도저히 만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시변통으로 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등의 외국인 또는 신흥부호들을 위한 가정부 자리도 마다 않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학사학위에다 회계장부를 다룰 줄 알고 간호학·서양요리까지 능해 월 3천∼5천위안(약 43만∼72만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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