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년' 논문 발표 한 기 형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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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일 열린 한국서지학회 정기 학술회의에서 잡지 '신청년'관련 첫 논문 '근대잡지 『신청년』과 경성청년구락부'를 발표한 한기형 교수를 만났다.

그는 "3·1운동 직전 조선 청년들의 의식과 행동을 살펴볼 수 있는 '신청년'은 문학사를 다시 쓰는 차원을 넘는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신청년'에 사회성과 문학성이 결합돼 있다는 점을 한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만해 한용운이 창간사를 통해 청년들의 움직임을 격려하고 민족적 에너지를 결집해 내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김동인·주요한·이광수 등이 주도한 문예동인지 '창조'와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한교수는 말했다. "'창조'가 이룩한 문학적 성과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창조'보다 열흘 앞서 나온 '신청년'을 계기로 '창조'를 보는 시각이 보다 상대화됨으로써 우리 문학사가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한교수는 또 "제 1∼3호를 주도한 방정환·이중각·유광렬 등과 제 4∼6호를 대표하는 나도향·박영희·최승일 등이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밝혀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교수는 특히 일제 강점기 엄혹했던 검열(檢閱)의 관문을 뚫고 '신청년'에 실렸던 작품들의 행간을 읽어내는 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속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지향하는 '학과간 벽을 넘는 통합적 연구'에 자신의 논문이 부합하는 것같아 개인적 의미도 크다"고 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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