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나라]평택에 생산기지 구축 美CEO 기술개발 인재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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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한국 기업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 싼 임금이나 풍부한 원자재를 활용하기 위해, 외국의 까다로운 수입규제를 피하기 위해… 그러나 한국의 우수한 인재를 활용하고 정부가 주는 각종 혜택 때문 외국 기업이 공장을 국내에 짓는 경우도 있다. 리퀴드메탈은 지난 10월 경기 평택에 5천평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다. 이 회사 제임스 강 회장을 통해 왜 한국에 들어왔는지 알아본다. 또 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투자유치설명회를 연 중국 장쑤(江蘇)성 장자강(張家港)시 친징안(秦景安)부시장으로부터 장자강시의 특장점을 들어봤다.

리퀴드메탈테크놀로지스(www.liquidmetal.com)의 제임스 강(42·사진) 회장은 "한국은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 생산 기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특수합금 신소재인 리퀴드메탈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크 포레스트에 본사를 두고 있다.

1994년 재미교포인 강 회장이 인수했으며, 지난 5월 21일 미국 나스닥에 시가총액 약 7억달러 규모로 상장됐다.

-한국을 생산 기지로 한 이유는.

"그동안 평택 공장에 2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연말까지 1천만달러를 더 투자해 설비를 보강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10년간 조세 감면을 약속했다. 또 경기도는 50년간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해줬다. 현재 4백여명의 인력이 일하고 있다. 한국에는 좋은 대학과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 숙련된 고급 인력을 채용하기가 쉽다. 또 기술발전 속도도 빠르다. 휴대전화 케이스 등에 대한 수요가 많아 제2공장 부지로 물색 중이다."

-특수 합금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철과 플라스틱의 장점을 함께 갖고 있는 신소재다. 강도는 티타늄보다 2∼3배 강하면서도 플라스틱의 성질을 가져 자유롭게 모양을 형성해 낼 수 있다."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

"휴대전화·PDA·MP3 플레이어·디지털 카메라·노트북 외장 등이 현재 이미 제품화됐거나 공급 예정인 품목이다. 특히 휴대전화 케이스에 쓰일 경우 깨지기 쉬운 액정 화면이나 접합 부분들을 보호해주는, 보다 얇고 튼튼한 '메탈 폰'이 가능하다. 최근 삼성전자와 3세대 휴대전화 단말기용으로 외장제품 70만대를 공급키로 계약했다. 중국 최대 휴대전화 회사인 TCL에 케이스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수술용 나이프나 인공 관절 등 의료기기 분야로의 진출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항공·무기 등으로 활용 분야가 넓혀질 것으로 본다."

-연구·개발(R&D) 계획은.

"현재 약 50명의 R&D 인력을 두고 있고, 계속 충원할 예정이다. 영국·미국 등 세계 30여곳의 연구소 및 대학이 리퀴드메탈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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