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젠 미국의 맞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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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자동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진정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모터쇼에서 신형 쏘나타(NF쏘나타)가 주목을 받았다"며 "GM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업체들에 이어 새로운 상대를 만났다"고 전했다.

1980년대 품질 문제로 고전했던 현대차는 지난 6년간 해외사장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 지난해 혼다.닛산을 제치고 세계 7대 자동차 제조업체가 됐다. 또 지난해 JD 파워의 자동차 품질조사에서 도요타에 이어 혼다와 함께 2위로 올라서는 등 품질도 인정받았다. 특히 신형 쏘나타는 도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보다 더 크고 6개의 에어백 등 안전장치를 기본으로 장착했으면서도 기본가격은 2만 달러가 안 된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마케팅업체 CNW의 아트 스피넬라는 "현대차가 겨냥한 상대는 도요타"라며 "설사 도요타에 못 미치더라도 닛산.혼다.GM.포드 등은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70~80년대 젊은 세대가 '아버지의 올즈모빌은 싫다'며 도요타를 구입했던 것처럼 요즘은 '아버지의 캠리가 싫다'며 현대차에 눈길을 돌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WP는 이어 중국이 저가 자동차를 곧 미국에 진출하기 때문에 싼 가격만으로 승부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19일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발표했다. 일본 도요타를 목표로 삼아 10년 이내에 세계 30대 브랜드에 진입하고 자동차부문 5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브랜드 슬로건으로 현대차는 '드라이브 유어 웨이'(Drive your way), 기아차는 '파워 투 서프라이즈'(The power to surprise)를 각각 내걸었다.

두 회사는 글로벌 브랜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006년까지 평가시스템을 마련한뒤 2008년에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반영한 신차를 내놓기로 했다.

김태진.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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