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서 만난 운보 형제 … 북한 김기만 화백 2004년말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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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화의 대가인 운보 김기창(1913~2001)화백의 동생이자 북한 4대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던 운봉 김기만 화백(사진)이 지난 연말 사망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74세. 지난 주 북한을 다녀온 미국 조선미술협회 신동훈(58.미국 워싱턴 거주)회장은 "그동안 김 화백이 몸담고 활동해오던 평양 송화원의 관계자들로부터 김 화백이 지난해 12월10일 새벽 2시쯤 평양시내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특히 "송화원 원장인 근암 김상직 화백이 운봉의 남쪽 가족들에게 '고인을 잘 모셨으니 걱정말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김 화백은 맏형 운보의 보살핌 속에 그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화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경기공립고등중학교(경기고 전신.49년 졸업)시절 이해성.이순종.길진섭 등의 지도를 받은 뒤 전쟁기간 중 북으로 가 56년 평양미술대(조선화학부)에 입학했으며 60~65년까지 모교의 교수로 재직했다. 이어 조선민속박물관 미술부장 등을 역임한 김화백은 역사를 주제로 한 그림이나 민속화, 특히 매화.국화.게 등 전통적 소재를 그리는 데 탁월해 20여점의 작품이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공훈화가로 정창모.김상직.선우영 등과 함께 '조선화 4대가'로 꼽힌다. 2000년 12월 1일엔 남북이산가족 찾기에 참가,서울에서 입원중이던 형 운보를 찾아 50년만의 상봉을 하기도 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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