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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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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이번 주 프런트 면에 올린 김탁환 교수의 소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8월 그의 소설 『나, 황진이』를 소개한 지 3개월 조금 지나서 같은 저자를 다시 등장시킨 결정 때문입니다. 산술적인 균형 내지 배분을 우선시한다면 이같은 지면구성은 특정 작가 선호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만큼 이 소설이 현대소설이 다뤄온 주제와 소재로부터 자유로운 작품이라는 점, 새로운 형태의 소설을 기다려온 독서 대중의 기대에 부합하는 읽을거리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양의 중세 말을 무대로 한 소설 『장미의 이름』은 친근하게 알면서 막상 단아한 궁체로 쓰여진 필사본(筆寫本) 소설의 조선시대 지식풍토는 까마득하게 느끼는 지적 불균형도 이 기회에 씻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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