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사야 할 물건이라면 값은 더 쳐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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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사려는 쪽의 숫자가 많을 때 적정 가격은 여러 개가 나올 수 있다. 꼭 사야 하는 물건이라면 구매자가 적정 가격을 따로 쳐줄 수도 있다. 정확한 가치평가와 함께 내가 갖고 있는 것과의 보완 관계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

로버트 코헨(사진) 제일은행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컨소시엄과의 경쟁에서) 웃돈을 주고라도 '맘에 드는 물건'(조흥은행)을 살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조흥은행은 역사가 오래되고 존경받을 만한 은행"이라고 치켜세운 뒤 "조흥은행 인수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일은행(대주주는 뉴브리지 캐피털)은 정부가 갖고 있는 조흥은행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서버러스 펀드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제일은행 직원과 노조는 나의 인수합병 의지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조흥은행 인수시) 그 쪽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헨 행장은 "제일은행의 자산이 (33조원으로) 불어났으나 여전히 인수를 통해 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인수 자금은 예보채 상환금(3조3천억원)이 아닌 자체 자금과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서버러스 펀드에 대해 "뉴브리지 캐피털이 주도한 펀드에 투자했던 소프트 뱅크 지분을 인수했지만 현재 제일은행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하고 "내년 3월께 서버러스가 제일은행 이사회에 한 명의 이사를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브리지 캐피털이 단기 투자 차익에 치중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우리는 국내 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으며 은행 인수는 오랜 기간이 걸리므로 우리가 장기적으로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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