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원로작가 "나는야 현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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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진(78)·권영우(76)씨는 해방 뒤인 1946년 우리 힘으로 설립한 서울대 미대의 첫 졸업생들이다. 일본 유학으로 양화를 배웠던 선배 화가들과 달리 두 사람은 이땅에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1세대로 꼽힌다. 칠순 중반을 넘긴 두 화가가 종이를 소재로 쓴 근작들을 나란히 선보여 마르지 않는 예술혼을 과시하고 있다.

12월 24일까지 서울 청담동 줄리아나 갤러리에서 열리는 '문학진 종이 작업전'은 프랑스의 야수파 화가 마티스의 말년 종이작업을 연상시킬 만큼 강렬한 원색 종이들이 화사하게 화폭을 수놓고 있다.

문씨는 실제로 마티스의 회고전에서 본 종이 콜라주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종이를 자르고 짓이겨 덧붙인 화면에 파스텔과 아크릴 물감을 더한 정물화를 내놓았다. 02-514-4266.

권영우씨는 이미 60년대 초부터 한지 작업을 시작했던 '하얀 그림'의 창시자라 할 수 있다. 주변에 널려있던 화선지를 물감삼아 소담하고 해맑은 그 빛을 좇아 평생을 일관해 왔다. 오는 29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되는 초대전에서도 그는 한지를 쓴 실험작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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