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송태곤 "당할자 누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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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소년장사' 송태곤3단(사진)이 '천하장사' 조훈현9단을 들배지기로 메쳤다.

조훈현9단은 전투력이 발군이어서 세계 바둑계에서 '전신(戰神)'으로 통하는 기사인데 16살 소년장사 송태곤이 지닌 천부의 힘에 그만 밀려버린 것이다.

조훈현9단이 1대0으로 리드한 가운데 1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2국.<기보>를 보면 도처에서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진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백을 쥔 송태곤3단이 조9단의 강력한 공격에 맞서며 끝없이 정면승부를 펼친 탓이다.

국면은 흑의 보고였던 좌하귀에서 백이 멋지게 살면서 완연한 백의 페이스. 그러나 아직은 최후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바로 흑1의 젖힘수에 백들을 안전하게 도피시켜야 하는 것이다. 송3단의 응수는 놀랍게도 백2의 부딪힘. 언뜻 보면 무모한 헤딩으로 보이지만 이 수야말로 백들을 피해 없이 구해내는 유일한 묘수였다. 백의 불계승. 스코어는 1대1이 됐다.

조훈현9단은 현재 55승20패의 전적으로 전체 프로기사 중에서 '다승1위'. 이에 맞서는 송3단은 52승12패로 다승랭킹은 3위이고 승률은 당당 1위(80%)를 달리고 있다. 이세돌3단보다 더 어린 다음 세대라는 점, 그리고 조훈현9단의 파괴력과 맞설 만한 힘을 지녔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망주다. 5번승부의 분수령이 될 3국은 다음달 4일 열린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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