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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영양 고른 쌀 많이 먹으면 몸에 좋고 농업도 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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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은 성인병이나 암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며, 생활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한 웰빙 식품이다. 그럼에도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81.8㎏으로 사상 최저였던 2003년(83.2㎏)보다 1.7%(1.4㎏) 감소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2014년까지 쌀의 의무 수입량을 지금의 배(7.96%)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쌀농가들의 고민이 크다. 쌀의 영양가를 따져 보고, 쌀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알아본다.

◆ 쌀 생산의 딜레마=한반도에선 약 4000년 전부터 벼농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쌀밥 중심의 식생활로 바뀐 건 농사 기술이 발전한 통일신라시대부터였다. 그 전까진 잡곡이 주식이었다. 우리나라의 농업인구는 2003년 말 현재 전체 산업의 7.3%며, 벼 재배 면적은 국토의 10.1%에 이른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최근 10년 새 24.5%(26.5㎏)나 줄었다. 이는 한 사람이 하루 평균 223.2g을 소비한 것으로, 밥 한 공기를 짓는데 들어가는 양(120~130g)을 감안하면 하루에 두 공기도 채 먹지 않은 셈이다.

농림부는 이대로 가면 올해 1인당 소비량이 7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선 1년간 소비량을 1인당 한 섬(144㎏)으로 본다.

쌀 소비가 급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식습관이 바뀌어 밥 대신 빵.라면.햄버거 등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는 데다 대용식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대만과 일본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50~60㎏이어서 국내 쌀 소비량은 앞으로 더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쌀은 소비가 감소해도 생산량이 바로 줄지 않아 재고가 쌓인다. 식량안보 문제가 겹쳐 생산량을 마냥 줄일 수도 없다.

세계식량기구(FAO)가 정한 쌀의 적정 재고량은 연간 생산량의 17~18%(550만~600만섬)이지만, 지난해 우리 재고는 710만섬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는 1046만섬(북한 지원용 제외)까지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국제 시세보다 4~6배나 높은 국산 쌀을 수출할 길도 없다.

◆ 쌀의 영양분과 건강=쌀은 탄수화물(81.6%) 식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단백질 6.4%, 지방 0.5%, 조섬유 0.3% 등 다양한 양분으로 구성된다. 밀가루보다 영양소가 적기는 해도 쌀의 양분이 더 우수한데다 몸 안에서 흡수율도 뛰어나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도 없다. 따라서 식물성 식품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쌀의 탄수화물은 몸 속에서 소화돼 포도당으로 바뀌는데, 포도당은 활동에 필요한 주요 에너지원이다. 지방과 단백질도 에너지를 공급하지만, 특히 뇌의 경우 포도당 에너지만 사용한다. 그래서 성장기엔 아침밥을 꼭 챙겨 먹어야 좋다.

쌀은 식이섬유의 주요 공급원이기도 하다. 섬유소는 에너지를 거의 내지 않고 포만감을 주며, 음식물의 장내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변비와 비만을 예방한다. 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해 동맥경화 등 심장 질환도 막아준다. 펙틴 등 수용성 식이섬유는 식사 뒤 혈당량 상승과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당뇨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쌀에는 단백질이 비교적 적은데 비해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 함량이 옥수수.조.밀보다 두배 정도 높다. 또 쌀단백질은 몸 안에서 이용 효율이 높은 데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킨다.

쌀의 지방분은 비교적 적고, 주로 불포화 지방산이어서 성인병 위험이 낮다. 무기질로서는 인.칼륨.칼슘.나트륨.철분이 들어 있고, 면역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1.B2 등 비타민B 복합체도 풍부하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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