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들 "한국은 내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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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철새의 계절이다. 요즘 자유로운 날개짓과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철새를 관찰하는 탐조(探鳥) 레저가 확산되고있다.

현재 충남서산 천수만에서는 철새를 관찰하는 '2002 서산천수만 철새기행전'이 열리고 있다. 이달초부터 올 연말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탐조대, 탐조투어버스 등이 마련돼 '철새보기'를 지원한다.

서산간척지는 호수,농지등이 넓어 매년 겨울이면 청둥오리, 가창오리,기러기, 황새등 50여만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온다. 이철새들은 러시아 시베리아, 몽골 일대등에서 서식하던 새들로 2,3월이 되면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추위가 보름정도 빨리 오면서 10월 초순부터 큰기러기를 비롯해 노랑부리 저어새, 청둥오리 등이 떼지어 찾아왔다.

가창오리도 수만마리씩 날아왔다. 이곳의 가창오리 수는 전세계에 살고있는 가창오리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올해 10만에서 20만마리가 이곳에서 겨울을 보낼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가창오리는 특히 해질무렵쯤 수만마리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하늘을 수놓는 군무(群舞)의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충남서산시청 관계자는 "이번 철새관찰 행사에서 무분별한 탐조를 막기위해 단체인원은 미리 예약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새가 대규모로 몰려들어 탐조 활동하기에 적합한곳으로는 서산이외에도 여러곳이 있다. 강원도 철원평야,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한강하구와 금강하구등을 들 수있다.

탐조를 위해서는 꼭 없어서는 안된다는 준비물은 없다. 그러나 먼 것을 볼 수 있는 쌍안경이나 망원경이 있으면 새를 관찰하는데 편리하다. 쌍안경은 배율이 7~9배인 것이 가장 적당하며 배율이 너무 높으면 무거워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쌍안경의 질이 나쁘면 눈을 상하게 되므로 믿을 수 있는 광학기기 회사의삼각대가 필요하다. 망원경의 배율은 20~25배의 것이 적당하다.

탐조할때 옷차림은 동물의 보호색처럼 주변색과 비슷한 색깔을 입으면 바람직하다. 여름철에는 녹색계열이 적당하고 겨울철에는 갈색계열이 무난하다.

원색계열 옷은 피하는게 좋다. 또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을 맞으면서 오랜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두껍고 따뜻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특히 탐조 장소를 미리 파악해 장화를 신어야 하는 경우에도 대비해야한다.

아울러 조류도감을 갖고 가면 여러 가지로 도움을 얻을 수있다.

우리나라 새들을 소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koreabirding.com)를 운영하고있는 충남 태안군 만리포고 김현태 교사는 " 조류도감은 관찰한 새의 이름을 알게되고 새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되므로 탐조의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고 말했다.

제정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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