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로 뇌 분석 자폐증 즉석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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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5분 만에 자폐증 환자인지를 가릴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됐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활용한 기법이다. 아직까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만 이뤄졌으나 조만간 유아나 어린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될 예정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은 11일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연구팀이 MRI로 자폐증을 확인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뇌의 모습을 촬영한 뒤 이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해 각 부분의 구조와 크기·모양 등을 비교하는 것이다. 상당수 자폐증 환자의 뇌의 특정 부위는 일반인에 비해 크거나 작다. 뇌 주름의 형태가 다른 경우도 많다. 연구팀은 자폐증 환자 뇌의 다섯 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3차원 영상에서 이를 구별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신경과학 저널’ 최근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진단법은 20∼68세의 성인 남성 40명에 대한 실험에서 90%의 정확도를 보였다.

MRI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진단법은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기존 방법보다 우수하다. 통상 자폐증 진단은 전문의가 질문지를 이용해 환자와 대화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행동을 일정 기간 관찰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새 기법은 객관적 자료를 짧은 시간에 얻는 장점이 있다.

연구를 주도한 디클랜 머피 박사는 “새 방법의 개발로 자폐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비율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며 “어린이에게는 어느 정도의 정확도를 보이는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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