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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산림철도 레일 제거운동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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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백두대간보전회 회원들이 삼척시 덕풍계곡 용소골 일대에서 산림철도 레일을 수거하고 있다. [백두대간보전회 제공]

‘경술국치(庚戌國恥) 100년, 일제 잔재인 산림철도 레일을 제거하는데 참여하세요.’

(사)백두대간보전회가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계곡 용소골 일대 산재한 산림철도 레일 제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레일은 일제시대 임목수탈용으로 설치된 것이다. 일제는 산림 내 궤도를 설치, 용소골 계곡에서 생산한 목재를 원덕읍 호산까지 가솔린 기관차로 옮겼다.

1939년 가곡천 작업소를 개설한 일제는 1943년 작업소를 풍곡리로 옮기고 가곡천 상류인 삼방산 국유림에서 목재를 생산했다. 이때 풍곡~호산간 26㎞본선궤도와 산림내 15㎞의 궤도를 설치해 목재를 반출했다. 궤도는 해방 후에도 사용되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파괴됐다. 1953년 복구된 궤도는 1954년 9월 홍수로 훼손됐으나 1955년 다시 복구돼 목재 운반시설로 활용됐다.

궤도는 1959년 사라호 태풍으로 모두 파괴돼 사라졌다. 그러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로 매몰돼 있던 레일이 덕풍계곡 용소골 일대에 발견됐다. 보전회 회원 10여명은 지난달 28,29일 제1용소에서 제2용소에 이르는 곳에서 레일 제거작업을 벌였다.

보전회는 오는 9월4일 국민과 함께 2차 레일 제거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전회는 자체 기금과 포탈사이트 네티즌이 기부한 1000만원으로 레일을 30㎝ 크기로 자르고 있다. 3㎞ 정도 걸어야 하는 곳이어서 쉽게 레일을 운반하기 위해서다. 보전회 김경남 사무국장은 “역사의 아픔이 묻어 있는 곳이기에 일부는 복원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철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의는 백두대간보전회(033-535-3516).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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