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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고급스러워졌다는데… 업체들 "승차감 높이고 각종 편의기능 추가" … 가격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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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동차업체들의 2003년형 모델 발표가 거의 마무리됐다.

차 업계에서는 모델 변경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엔진 등 동력·구동축과 외관을 완전히 바꾸면 풀 모델 체인지, 외관과 기능의 일부를 개선하면 페이스 리프트(face lift),해마다 약간의 사양을 변경하면 모델 이어(model year)라고 한다.

올 하반기 승용차 시장에 나온 신차는 준중형인 SM3(르노삼성)과 라세티(GM대우)가 전부다. 내년 상반기에도 기아차가 엔터프라이즈 후속 모델로 '오피러스'를 내놓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신차 계획이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기존 모델을 살짝 업그레이드한 신년 모델을 내놓고 신차의 도전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2003년 모델의 특징은 한마디로 고급화다. 과거에는 연식 모델을 바꾸면서 쓸모없는 기능을 빼 가격을 낮추는 전략도 없지 않았으나 올해는 고급스런 편의장치 및 사양을 채택해 가격도 그만큼 올랐다.

1천5백㏄급 준중형차 시장은 SM3의 약진과 라세티 출시 등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저마다 업그레이드된 준중형 모델을 내놓으며 중형차 못지 않은 편의성과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GM대우가 누비라의 후속 모델로 내놓은 라세티는 아직 정확한 제원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동급 최대 실내공간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고효율 자동변속기와 배기량 1.5ℓ짜리 E-TECⅡ 엔진을 달아 연비에서도 동급 최고이며, 정숙성과 안전성도 크게 높였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GM대우는 당분간 준중형 신차 계획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겨냥해 '몇년 전 모델,껍데기만 바꾼다고 신차냐'는 문구로 도전적인 광고전략을 펴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주행시험 등을 통해 만족할 만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자신하지만 정확한 소비자 반응은 오는 21일 '2002 서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델별 기본 가격은 누비라 모델보다 다소 비싼 8백90만∼1천2백60만원.

SM3의 약진으로 준중형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내준 기아차는 2003년형 뉴스펙트라로 실지회복을 노리고 있다. 내·외장 고급화와 시트 안락감 개선이 2003년형의 특징이다. 헤드램프·라디에이터 그릴·알루미늄 휠·프런트 범퍼 등을 개선해 세련된 이미지를 살렸다. 승차감 개선을 위해 시트 양쪽 쿠션을 향상시켜 코너를 돌 때 운전자의 몸쏠림 현상을 방지했다.CDP 일체형 오디오에 핸들 부착형 오디오 리모컨 등 중형차에만 있던 것을 채택했다. 가격은 1.5ℓ가 8백85만∼1천45만원, 1.8ℓ가 1천2백30만원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35만∼1백6만원 비싸다.

준중형 최대 판매를 자랑하는 현대 아반떼XD는 충분히 안정된 품질이라는 점을 자신하듯 큰 폭의 변화는 채택하지 않았다. 앞면에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리어램프에 연분홍 클리어 렌즈를 적용했으며 크롬 도금한 뒷면 장식판으로 고급스런 분위기를 살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다소 큰 폭의 모델 변경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8백77만∼1천2백8만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40만∼50만원 올랐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과 중형차도 더욱 고급화하고 있다. 기아차의 쏘렌토 2003년형은 승차감 개선을 위해 독일 삭스사의 충격흡수장치와 차량의 평형 상태를 유지해주는 셀프 레벨라이저 등을 채택했다. 승용차를 타던 고객들이 SUV의 딱딱한 승차감에 다소 불만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1백20만원 정도 오른 2천2백60만∼3천5백만원이다.

카렌스Ⅱ도 뒷바퀴 디스크 브레이크·핸들 오디오 리모컨·앞 열선유리 등 각종 편의 장치를 추가했다.

현대차의 뉴EF쏘나타는 앞면의 라디에이터 그릴·후드 엠블럼 등으로 고급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에서는 항균·방취·정전기 방지 기능이 있는 은사(銀絲) 시트를 채택했다. 6가지 모델이 1천3백39만∼2천2백25만원이다. 투스카니는 주력인 2.0 모델에 흡기밸브가 닫히는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해 엔진상태를 최적화시켜 주는 VVT엔진을 달았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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