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외국인 매수 청신호… 환율 하락은 복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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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위력을 유감없이 실감한 한 주였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을 짓눌러왔던 실적 불안감을 삼성전자가 털어내주자 종합주가지수는 크게 기지개를 켰다.

거래소 주가는 전주 말보다 34.26포인트(3.9%)나 올랐다. 9개월 만에 900고지를 밟았다. 무려 5년 가까이 홀대받던 코스닥 시장의 부활은 더욱 눈부시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연말보다 무려 12%(48.07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하루 거래대금도 1조원을 거뜬히 넘길 만큼 에너지도 풍부하다. 그만큼 국내 증시 환경은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다.

호재도 적지 않다. 우선 지난해 무려 3조원 가량 주식을 팔고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올 들어 이들이 거래소에서 사들이는 주식만도 하루 평균 400억원대를 웃돌 만큼 적극적이다.

기록적인 미국의 경상적자로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자 비달러화 투자처를 찾아 국제자금이 국내 증시로 다시 밀려드는 양상이다.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 그간 수출 종목들이 주로 이끌어온 국내 증시에 내수주의 합류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온 적립식 펀드를 통해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도 갈수록 늘고 있다.

다만,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올랐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실적보다는 이른바 '테마주'에 기대고 있는 코스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미국 증시가 새해 들어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국내 증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신년 이후에도 여전한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복병이다. 자칫 국내 수출 기업들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율이 떨어지면 주가의 바로미터인 실적이 크게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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