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부근 매물벽이 최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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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월 이후 내리막을 걸었던 주가가 10월 들어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중에 '종합지수가 연말까지 1,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믿고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아직까지 손실이 큰 상태다. 연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두달여뿐. 다행히 최근 시장이 살아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알아본다.

◇제한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11~12월=우리증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1월의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하락 횟수가 똑같은 가운데 평균 3.9% 올랐다.

<그래프 참조>

1980년 이후 지난해까지도 11월엔 평균 1.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엔 10월 10일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가운데 외국인이 10월 들어 8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고 증시에 자금이 유입돼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의 실적 부진과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인한 해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상승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720∼730선에 매물 벽이 높기 때문에 이를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11월 말로 갈수록 국내외 경기 지표의 악화 소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상승세가 한차례 다시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KGI증권은 "미국 경기 하강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시의 안정적 상승세 유지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며 "다만 11월 중순께 틈새 반등으로 최대 730∼750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국내외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태이기 때문에 반도체값 강세 유지 기간과 함께 상승장이 수그러들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크게 보면 연말까지 600∼750의 박스권 장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종목 선택은 이렇게=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연구원은 "상반기에 각광받았던 경기 민감주와 내수 관련주가 지금도 주도주가 되기는 어려운 만큼 다른 투자처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민감주는 세계경제 둔화·원자재값 상승·수출가격 하락의 삼중고에 직면해 있고, 내수주 역시 민간소비 정체와 가계 부채 증대로 상승 여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吳연구원은 "이럴 때엔 기업가치를 따져보는 상향식 투자접근법이 유효하다"며 "영업이익이 상반기보다 20% 이상 증가하면서 수익률이 시장 평균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서흥캅셀·SKC·자화전자·한미약품 등에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병수 연구원은 "남은 두 달은 국내외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의 충격이 수그러들 가능성과 함께 최근 보강되는 유동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金연구원은 ▶기업가치에 비해 아직 낙 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석유화학·웅진닷컴·동양제철화학 등의 저평가주▶4분기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1백%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강고려화학·롯데삼강·하이트맥주 등의 실적 호전주에 투자해 볼 만하다고 권유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 만큼 한솔제지·한틀시스템 등의 매출 증대 업체와 대선 정책 관련 구조조정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증권주 등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차진용·김준술 기자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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