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30%는 여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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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코오롱 그룹이 임원 승진 단계를 줄이고 팀장에게 권한을 과감하게 이양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는 30%를 여성으로 뽑고 이들에게 남자와 똑같이 CEO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코오롱 이웅열(46·사진)회장은 23일 과천 본사에서 팀장급 이상 간부 3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비전과 자신감'이라는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바지 차림으로 강의를 한 李회장은 "기업 역사가 오래 돼 보니 관료주의가 곳곳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과감한 권한 이양을 통해 기업문화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에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하겠다는 의지 ▶할 수 있다는 역량 ▶성공을 위한 전략 등 '3박자 경영'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내년 초 인사 때 현행 6단계(이사보·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인 임원 직급을 4단계(상무·전무·부사장·사장)로 줄이기로 했다. 실적이 우수한 임직원들에 대한 포상도 대폭 강화한다. 우선 10명 정도의 우수 임원에게 연말에 BMW승용차를 한 대씩 시상한다.

CEO 평가 방법도 바꾼다. 투자이익률·당기순이익·현금흐름 등 세가지 기존 지표 외에 미래사업에 대한 전략도 평가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미래사업으로는 이동찬 명예회장이 물려준 '탄탄한 기본' 위에 바이오·제약·종합건강복지(헬스케어) 등을 접목하기로 했다.

李회장은 특강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익 기준으로 CEO를 평가하다 보니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사업 확대와 전략수립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쌍용정보통신 인수가 유보된 것도 이같은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년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점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은 코오롱이 젊은 회사로 도약하는 해"라며 "적자와 부실이 하나도 없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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