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린 反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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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세에 몰리고 있는 민주당 내 반노(反노무현)세력이 탈출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4자 신당 무산으로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까지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통한 독자 세력화에 실패할 경우 자칫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후단협) 공동회장인 최명헌(崔明憲)의원은 23일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이 17~18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명이 되면 당장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4자 연대를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崔의원은 이날 아침 한화갑 대표를 만나 "후단협 소속 전국구 의원 5명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에서 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총무위원장인 설송웅 의원도 "이번 주는 어렵지만 다음주 초까지는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변 여건은 후단협에 불리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소속 의원들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 경기지역 의원 9명의 탈당선언에 참여했던 남궁석(南宮晳)의원은 이날 당 잔류를 공식 선언했다. 南宮의원은 이들 의원의 모임(레인보우)의 회장을 맡고 있다. 南宮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당을 떠나 다른 후보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며 "당에 남아 영광과 고난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치영(郭治榮)·박병윤(朴炳潤)의원은 지난 22일 김근태(金槿泰)·김효석(金孝錫)의원 등 친노(親盧)·중도의원들의 모임에 참석해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이윤수(李允洙)·이희규(李熙圭)의원 등은 23일 오찬회동을 갖고 탈당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현재 탈당계를 받은 의원이 19명이고 오는 28일 탈당해 교섭단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단협의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전국구에서 제명해도 의총과 윤리위 등의 절차에 시간이 걸려 월말까지는 힘들다"고 털어놨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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