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은 겁날 때마다 너털웃음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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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 웃음의 두배 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배쯤 될 것이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질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이런 글을 담은 이 책의 저자는 따로 없다. 지난해 인터넷 상에 올랐던 짧막한 글에 여러 네티즌이 살을 보태고 가지를 쳐 나갔던 아버지를 화두로 한 이야기들의 모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현의 소설『아버지』, 초창인의 『가시고기』의 대중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불특정 다수가 만들어낸 어버지의 초상'은 구수하면서도 때론 정곡을 찌르기 때문에 책읽는 이들의 공감을 산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 어머니는 열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번 현관을 쳐다볼 뿐이다." "어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때는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는 말 등에서 나타나듯 과묵하면서도 집안의 중심으로서의 모습이 적절하게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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