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폭탄 테러 5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필리핀 남부의 삼보앙가시(市) 중심가에서 17일 두 차례에 걸쳐 폭탄 테러가 발생해 여섯명이 숨지고 1백44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필리핀 경찰은 폭발 직후 시 중심가를 수색해 폭발물 일곱개를 추가로 발견해 해체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필리핀군의 다닐로 세르반도 대변인은 이날 "테러에 사용된 폭발물은 지난 2일 삼보앙가 미군기지 인근에서 발생했던 폭탄 테러 때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라고 밝히고 "두 사건 모두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인 아부사야프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희생자 가운데 외국인은 없으며 용의자로는 세명의 외국인이 지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로 지목된 16명 중에는 두명의 터키인과 한명의 말레이시아인 등 외국인 세명이 포함돼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첫 폭발은 오전 11시30분 쇼핑객들로 붐비고 있던 삼보앙가 중심가에 있는 3층짜리 '샵 오 라마' 백화점 1층 식료품 상가에서 일어났다. 이어 30분 후 백화점 인근의 상점 '샤퍼스 센트럴'에서 다시 폭발이 발생해 한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

폭발 직전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은 "수상한 사람이 첫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의심스런 꾸러미를 백화점에 놓고 나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테러는 나르시소 아바야 중장이 이날 필리핀 남부지역 사령관에 취임하면서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인 아부사야프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을 공언한 직후 발생했다고 전했다.

삼보앙가는 인구 60만명 중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일 뿐 아니라 미군 부대도 주둔하고 있어 무장 이슬람 급진단체들의 테러 표적이 돼왔으며, 군·경찰 당국은 지난 13일 발리 폭탄 테러 이후 이 지역에 대한 치안을 강화해 왔다.

삼보앙가에서는 지난 2일에도 미군기지 인근의 가라오케 주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미군 1명을 포함해 네명이 숨졌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