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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빈 데이비스 SCB 글로벌 부문 CE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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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제일은행의 자산과 수익이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유지하도록 계속 키워가겠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머빈 데이비스(사진) 글로벌 부문 사장(CEO)은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1월 11일자)에서 제일은행 인수 후의 경영 전략과 방향을 이렇게 밝혔다.

제일은행 지분 100%를 3조4000억원(3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지난 10일 공식 발표한 뒤 SCB의 CEO가 '공격적인 경영'을 첫 화두로 내놓은 것이다.

그는 "기업을 상대로 하는 도매금융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뉴브리지캐피털이 1999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내실 위주의 축소지향적 영업을 해와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산 47조원으로 시중은행 중 꼴찌(7위)로 떨어진 제일은행의 덩치를 앞으로 적극 키우겠다는 뜻이다.

데이비스 사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흐름을 타면서 적극적으로 영업하면 이 같은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오는 4월로 예상되는 인수 본계약 이후에도 급격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데이비스 사장은 "우리는 제일은행에서 광범위한 비용 절감을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대출 등을 늘려 주당 순익과 수익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사장은 또 "한국 내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상품 개발 능력을 키우고 점포를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일은행 인수에 대한 SCB의 낙관적인 기대와 달리 주식시장의 첫날 반응은 차가운 편이었다. 런던 증시에서 이날 SCB의 주가는 "SCB가 제일은행을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샀다"는 평가 때문에 2.8% 하락했다.

한편 FT는 제일은행 인수 경쟁에서 SCB에 고배를 마신 HSBC가 앞으로 한국의 은행 인수합병(M&A)시장에서 마지막 매물로 거론되는 외환은행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오는 11월 이후에 외환은행 지분(51%)을 팔 수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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