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훈 감독, 하루 14시간 중노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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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예선 탈락한 북한 축구팀 김정훈(54·사진) 감독이 혹독한 처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2일(한국시간) “김정훈 감독이 건설 현장에 끌려가 하루 14시간의 중노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과 북한 선수들은 지난달 2일 귀국 직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사상 투쟁회의에 불려갔다.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박명철 체육상 등 간부들과 400여 명의 당원들은 6시간 동안 김 감독과 선수들을 질타했으며, 회의 막판에는 선수들에게 김 감독 비판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감독은 강제노동 처벌을 받았고, 노동당원 자격까지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남아공 월드컵을 후계체제 구축에 활용하려 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이 무기력하게 3패로 탈락하자 격노했다고 한다. 특히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된 포르투갈전에서 0-7 참패를 당해 크게 노여워했다는 후문이다.

더선은 한국 소식통의 말을 빌려 “과거에는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을 경우 선수들과 코치가 감옥에 끌려가기도 했다. 월드컵에 대한 북한 정권의 높은 기대를 고려하면 그 정도 처벌은 가혹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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