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法튜닝머플러 등 바꾸고 검사 안받아 중국산 일본 브랜드로 개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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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와 달리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성능을 높이고 외양을 바꾸는 튜닝(개조)이 일반적으로 행해진다.

고가품일수록 일부러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도록 만들기도 한다는 것. 구입자들이 볼트에서 엔진까지 자유롭게 개조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세계에 똑같은 할리 데이비슨은 하나도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튜닝에는 성능 개조와 외양 개조가 있다. 엔진과 머플러(소음기) 등을 바꿔 다는 성능 개조는 건설교통부로부터 형식승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A업체 B사장은 "모터사이클의 성능을 개조한 뒤 검사를 제대로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관행처럼 굳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폭주족들은 주행시 굉음을 내기 위해 머플러를 떼기도 한다. 이는 자동차 관리법상 불법에 해당해 처벌받는다. 최근에는 소음 수치가 크지 않아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독특한 굉음을 내는 키트(kit) 머플러가 나와 폭주족에게 인기다. 수입품인데, 설치비를 포함해 40만∼2백만원이 든다.

지난해 1월 선승인제가 폐지된 뒤 현지에서 미리 튜닝한 모터사이클을 수입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세관에서 통관만 되면 소음 검사(환경부)·형식승인 검사(건설교통부)를 일정 기간 피한 상태에서 모터사이클을 몰 수 있기 때문이다. 차대번호를 암암리에 교체하는 불법행위도 일어나고 있다.

저가 브랜드를 고급 브랜드로 둔갑시켜주는 외양 개조도 성행하고 있다. 레플리카(replica·모조품) 튜닝이라고도 하는데, 50만원의 비용을 내면 1백만원대의 중국산 제품에 1천만원대 일본산 브랜드로 '성형 수술' 해준다.

서울 퇴계로 C업체 D사장은 "상표법상 불법인데도 고급 브랜드를 붙여달라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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