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경찰관 피살 수사 사흘째 원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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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추석 연휴 첫날 밤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던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고 실탄과 공포탄이 장전된 권총을 도난당했다.

경찰은 파출소 인근 불량배 등 용의자 3백여명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수사=경찰은 백경사의 가슴과 목의 급소 여섯곳이 20㎝가 넘는 예리한 흉기로 정확하게 찔린 점 등으로 미뤄 전문 칼잡이나 폭력배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수사진은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 등을 근거로 용의자 5명의 신병을 확보해 범행 관련 여부를 추궁하는 한편 인근 불량배와 전과자 3백여명에 대한 탐문수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사건이 발생한 시간쯤 파출소 안에서 경찰관과 민간인 한명이 말을 하고 있었다고 택시기사와 주민 1명이 신고해옴에 따라 민간인의 신병 파악에 나섰다.

▶문제점=수사진은 사건 당시 파출소 안에 설치돼 있는 CCTV가 작동되지 않아 범행 장면 등 결정적 단서를 얻는 데 실패했다. 대부분의 파출소 근무자들은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술취한 사람이 난동을 부릴 경우 등에만 녹화를 한다.

또 야간에 경찰관 한명만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근무체계가 3교대로 바뀌면서 소내에 한명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관내를 순찰한다"고 말했다.

▶발생=지난 20일 0시50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백선기(54)경사가 가슴·목 등 여섯곳을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허리에 차고 있던 38구경 권총과 실탄 네발, 공포탄 한발도 사라졌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이창희 경사는 "순찰을 마치고 교대하기 위해 파출소에 들어섰는데 백경사가 피를 흘린 채 바닥에서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파출소 근무인원은 전경을 포함해 모두 7명이었으며 3명은 순찰차로, 나머지 3명은 도보로 순찰 중이었다.

전주=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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