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 추석 연휴에도 票心 잡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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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선 주자들이 추석 연휴를 이용한 민심 잡기에 나섰다. 추석 가족모임이 대선의 판세를 뒤흔들 최대의 구전(口傳) 홍보장임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19일 태릉선수촌을 방문, 부산 아시안게임 선수단을 격려하며 추석 일정을 시작했다. 20,21일에는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와 함께 부친 이홍규(李弘圭)옹의 명륜동 자택을 찾는다. 그리고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22일에는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자유의 집'을 방문, 격려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추석 연휴를 위해 3건의 홍보용 정책자료집과 특별당보를 3만∼10만부씩 제작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지구당별로 수백부씩 내려보내 배포토록 했다. 주로 현 정권의 비리와 관련된 의혹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는 18일 대선 선대위를 출범시킨 데 이어 연휴를 이용, '서민후보'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다. 19일에는 전방 육군 1사단을 방문, 태풍 피해복구에 힘쓴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20일에는 부인 권양숙(權良淑)여사와 고향인 경남 김해에 내려가 성묘를 마친 뒤 인근 수해지역 주민들을 위문한다. 21일은 임진각에서 실향민들과 함께 합동망배 행사에 참가한다. 22일엔 일선 소방서와 파출소 등을 방문, 격려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세를 폈다.

창당을 준비 중인 정몽준(鄭夢準)의원은 복지시설 방문에 이어 축구 관람·성묘·등산 등 다양한 일정을 잡고 있다. 19일 밤에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 대선주자 자격으론 처음 방송에 등장했다. 鄭의원은 20일 오전에는 경남 창원·마산 일대 노인·아동 복지시설을 방문하며 부인 김영명(金寧明)여사는 이날 적십자 회원들과 함께 수해 지역인 경남 김해를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다.

남정호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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