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송전선 지나는 초·중교 30곳 전자파 선진국 기준 최고 20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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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압 송전선이 학교부지를 통과하는 초·중학교가 30여곳에 달하며, 이중 일부 학교는 선진국의 규제기준보다 최고 20배의 전자파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박인상 의원(민주당)과 교육위 소속 이미경 의원(민주당)은 한양대 산업의학연구소에 의뢰해 고압 송전선이 지나는 수도권 5개 초·중학교의 전자파 노출 정도를 조사한 결과, 교실에서 평균 16.5mG(밀리가우스:전자장 세기), 운동장에서 8.1mG, 옥상에서 22.5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14일 발표했다.

특히 서울 상계동의 한 초등학교 옥상에서는 40.8mG의 전자파가 검출됐다.

朴의원은 자료에서 "전국 10곳의 초등교 부지 위로 송전선이 직접 통과하며 중·고·대학을 포함하면 53개 학교가 전자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미국·스웨덴 등에서는 송전선로와 학교부지의 거리를 20~30m 떨어지도록 규제하며 스웨덴이 전자파의 인체 노출기준을 2mG로 권고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朴의원은"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근 전자파를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환경부·교육부·한전 등이 정확한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측은 이에 대해 "스웨덴의 기준은 송전선로가 아닌 영상기기류와 관련된 것"이라며 "주택밀집 지역의 송전선로 이설이나 지중화는 예산 등의 문제로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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