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빙하가 녹는다]빙하가 녹으면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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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태평양 적도 부근의 섬나라(면적 26㎢) 투발루의 전체 국민 1만1천여명은 환경 난민이 될 위기에 처했다. 섬의 평균 해발고도는 1.5m인데 바닷물 수위가 1998년부터 해마다 6~8㎝씩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의 이웃 나라들과 인도양의 몰디브도 투발루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이유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극지 등의 빙산이 녹아내린 결과다.

◇빙하 왜 녹나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어떻게 될까? 해수면이 지금보다 60m 정도 올라간다.

현존하는 빙하를 수량(水量)으로 환산하면 지구상 물의 1.1%, 육지 물의 75%에 이른다. 빙하의 98%는 남극대륙과 그린란드에 존재하고, 나머지는 각 대륙의 고산지역과 북극의 섬들에 분포한다. 노르웨이와 미국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북극의 빙하층 두께가 42%나 얇아졌고, 면적은 6%나 줄었다. 그린란드의 빙하도 녹아내려 매년 5백억t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1년 동안 나일강을 흐르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

남극대륙(1천3백50만㎢)의 빙하 역시 줄고 있다. 과학자들은 40년 이후 이 지역의 온도가 섭씨 2.5도 올라 해빙이 가속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 빙하의 해빙 속도도 지난 20년간 세 배나 빨라졌다.

빙하가 녹으면 지표에서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해 온난화가 촉진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지구 온난화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염화불화탄소(프레온) 등의 농도가 높아지며 온실의 유리와 같은 작용을 함으로써 지구의 평균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는 현상이다. 이 가운데 이산화탄소가 55%의 영향을 미치는데, 발생량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과 비례한다.

지난 1월 월드워치연구소가 발표한 '지구환경보고서 2002'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10년 동안 9% 증가했다.

99년 지구의 평균 기온은 섭씨 15.6도로 온도 측정이 시작된 19세기 이후 최고였다. 아직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하루 빨리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이고 태양열과 풍력·조력 등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

◇생각 키우기

①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최근 2년간 빙하가 녹아 위기에 처하거나 피해를 당한 지역을 백지도에 표시한다.

②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주로 어 디서 나오는지 조사한다. 그리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개인이나 기업·국가가 할 일을 알아본다.

☞일본 환경성 자료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 냉방온도를 섭씨 1도 올리고 난방을 1도 낮출 경우 연간 31㎏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나무를 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삼림 1㏊는 하루 동안 이산화탄소 16t을 흡수하고 12t의 산소를 내놓는다.이는 44명이 1년간 숨쉴 수 있는 양이다.

③(고등)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1세기 동안은 해수면이 20~30㎝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금세기 후반이 되면 지금보다 해수면이 최고 88㎝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데 어떤 환경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예측한다.

④(고등 고학년) 선진국들은 97년 일본 교토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선진국 가운데 미국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실천을 미루는 선진국들에 대해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편다(1천2백자 안팎).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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