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살짝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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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지금 인터넷에는 '철갑상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다닌다.

철갑상어란 음악파일(MP3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다 법원의 결정으로 한 때 서비스를 중단했던 '소리바다'가 지난달 24일 재개한 '소리바다2'의 상징어. 소리바다의 운영자인 양일환·정환 형제는 소리바다2를 선보이면서 접속 창에 '철갑상어'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표현으로 접속상태를 설명했다. 하지만 철갑상어가 어떻게 헤엄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양씨 형제는 '수퍼피어(SuperPeer)'방식으로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고만 밝혔을 뿐,그 원리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양씨 형제는 다만 "서버를 거치지 않고 회원들끼리 파일을 주고받는 완전한 P2P 서비스가 수퍼피어"라고 설명한다.

기존의 소리바다 서비스는 회원이 파일 검색을 하면 검색된 파일의 명부(리스트)가 소리바다 서버에 모여 회원의 모니터에 떴다. 이는 미국의 P2P사이트인 냅스터와 비슷한 방식이다. 다만 냅스터가 파일 리스트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서버에 보관했던 것과 달리 소리바다는 이 리스트를 보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리바다2는 서버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방식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비슷한 파일공유 서비스인 'e당나귀'나 '그누텔라'도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원의 PC가 서버 역할을 하거나, 임시 서버를 두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PC를 매개로 파일을 검색하는 것이다.

소리바다2도 이같은 구조를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의 PC가 서버 기능을 하거나 성능이 좋은 특정 PC를 별도 서버로 지정, 서비스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 사무국장은 "양씨 형제의 주장대로 중앙 서버 없이 P2P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면 기술적인 논란과 추가적인 법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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