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남중국해 자유 항해는 국익” 양제츠 “국제 이슈화해선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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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 대한 항행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중국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은 25일 외교부 사이트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 이슈화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미국의 국가이익과 직결된다’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답변이라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양 부장은 이날 “‘남중국해 공동선언’ 정신은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화·다자화하지 않는 것”이라며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양자 협상을 통해 풀 수 있는 채널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아세안 10국은 2002년 11월 ‘남중국해 공동선언’을 채택해 영유권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자고 뜻을 모았다.

클린턴 장관은 ARF에서 “남중국해 관련 논쟁은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이자 지역안보의 중심축”이라며 “미국은 이 바다에서 자유롭게 항해하고 아시아의 공동수역에 제한 없이 접근하는 데 국가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 3월 ‘남중국해가 중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과 관련된 핵심적 이해 해역’이라고 미국에 공식 통보했다. 따라서 클린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에 대한 답변 성격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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