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지표들이 월드컵 후유증에서 벗어나며 대체로 호전됐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두달째 감소했으며 기업의 잠재적인 생산 역량을 보여주는 생산능력지표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향후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반도체(27.5%)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덕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9% 증가했다.
출하도 수출출하(10.8%)가 내수출하(5.2%)를 앞지르며 전체적으로 7.6% 늘었다. 또 월드컵 때문에 잠깐 부진했던 소비도 회복해 도소매판매가 6.6% 늘었다. 전달 1.4%에 그쳤던 내수용 소비재출하 증가율은 7.9%로 높아졌다.
6월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국내 건설수주도 소폭(2.6%) 늘었다.민간부문은 약간 줄어든 대신 도로 등의 정부공사 발주가 늘면서 공공부문이 40.1%나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추계)는 3.3% 줄어 전달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기업이 보유설비를 최대한 가동해 달성할 수 있는 잠재생산량을 나타내는 생산능력 지표가 -0.1%로 사상 처음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이 잠재 생산능력을 까먹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설비투자보다 지표가 먼저 잡히는 기계류수입액(32.5%)과 국내기계수주(13.3%)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 하반기엔 상반기에 비해 설비투자가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전월보다 0.5포인트 감소, 2개월째 떨어졌다.6개월 후의 경기를 가늠케 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전달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드컵으로 조업일수가 줄었던 6월에 비해 지난달 경기지표들이 약간 좋아졌다"며 "지난해 같은달의 경기지표가 워낙 나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가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