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두달째 감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지난달 경기지표들이 월드컵 후유증에서 벗어나며 대체로 호전됐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두달째 감소했으며 기업의 잠재적인 생산 역량을 보여주는 생산능력지표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향후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반도체(27.5%)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덕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9% 증가했다.

출하도 수출출하(10.8%)가 내수출하(5.2%)를 앞지르며 전체적으로 7.6% 늘었다. 또 월드컵 때문에 잠깐 부진했던 소비도 회복해 도소매판매가 6.6% 늘었다. 전달 1.4%에 그쳤던 내수용 소비재출하 증가율은 7.9%로 높아졌다.

6월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국내 건설수주도 소폭(2.6%) 늘었다.민간부문은 약간 줄어든 대신 도로 등의 정부공사 발주가 늘면서 공공부문이 40.1%나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추계)는 3.3% 줄어 전달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기업이 보유설비를 최대한 가동해 달성할 수 있는 잠재생산량을 나타내는 생산능력 지표가 -0.1%로 사상 처음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이 잠재 생산능력을 까먹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설비투자보다 지표가 먼저 잡히는 기계류수입액(32.5%)과 국내기계수주(13.3%)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 하반기엔 상반기에 비해 설비투자가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전월보다 0.5포인트 감소, 2개월째 떨어졌다.6개월 후의 경기를 가늠케 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전달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드컵으로 조업일수가 줄었던 6월에 비해 지난달 경기지표들이 약간 좋아졌다"며 "지난해 같은달의 경기지표가 워낙 나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가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