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가족” 대구·경북 상생의 1박2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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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이런 구호 아래 대구시와 경북도가 화합한다.

시·도는 23∼24일 경북 칠곡군 동명면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대구·경북 공동 발전전략 대토론회’를 연다. 안건은 낙동강 살리기와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치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개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3대 문화권 개발 등 현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

행사에는 시·도의 국장급 이상 간부 전원이 참석한다.

지난해 8월 10일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 유치 기자회견에서 김범일(왼쪽에서 둘째) 대구시장과 김관용(김 시장 오른쪽) 경북지사가 손을 잡고 축하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한 두 지자체의 국장급 이상 간부와 박인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 53명이 대상이다. 시·도의 고위 간부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을 토론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행사는 두 단체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당초 식사를 함께 하려 했으나 좀더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합숙 토론회’로 바뀌었다. 시와 도는 그동안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구시가 1981년 경북도에서 분리돼 직할시(현 광역시)로 승격되면서다. 경북도는 대구시를 ‘작은 집’으로, 대구시는 경북도 공무원을 ‘촌놈’이라며 비아냥거렸다. 대화조차 하지 않은 시장과 도지사도 있었다.

하지만 2006년 김범일·김관용 체제가 들어서면서 화합의 분위기가 마련됐다. 공동 생활권인 대구와 경북이 협력하지 않고는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은 해 11월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두 지자체는 우선 정책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기로 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사업을 공동으로 신청하거나, 특정 사업을 한쪽이 포기하고 힘을 보태는 식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는 2007년 전시컨벤션 시설인 대구 엑스코의 확장사업을 경북도와 공동으로 신청해 446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따냈다. 경북도가 경주시에 짓기로 했던 컨벤션센터를 포기하고 대구를 지원했다. 또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경북 희망경제 펀드’ 720억원을 조성해 지역의 벤처기업 등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개 사업을 함께 추진했다.

두 지자체는 최근 두 가지 대형 프로젝트에 힘을 모으고 있다.

낙동강 정비사업과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밀양 유치다. 이번 행사는 모든 간부들에게 현안을 이해시키는 자리다. 23일 오후 3시 행사가 시작된다. 임경국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낙동강 물길살리기 성공추진 전략’을,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장은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이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공동결의문도 채택한다. 저녁에는 화합의 의미로 비빔밥을 함께 먹는다. 정책 협력 과제를 발굴할 수 있도록 같은 업무를 맡은 간부들이 함께 방을 쓰도록 했다.

김재홍 경북도 행정지원국장은 “협력 관계를 넘어 시·도 간부들이 가족처럼 지내자는 취지의 행사”라며 “집안을 걱정하듯 머리를 맞대면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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