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더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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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10년이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3백50억달러에 달하는 교역액과 한해 2백여만명에 이르는 인적 교류가 상징하듯 지난 10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자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정치·외교·군사 분야에서도 양국은 꾸준히 상호신뢰를 쌓아 2000년에 서로를 '선린우호협력국'으로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또 앞으로의 관계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양국이 경제력의 크기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믿을 수 있는 일원이자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 단계에서 해결해야만 할 일들도 많다.

우선 정치·외교분야에서 중국은 남북 문제의 주요한 중재자이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중국은 지금까지 탈북자 문제에 있어서 남북 간 중재자로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난한 타협점을 찾아주는 배려를 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했다. 그러나 향후 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제적 기준과 보편타당한 원칙을 적용해 북한의 대외개방과 국제사회 복귀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와 협력을 제공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경제분야에 있어서도 양국은 21세기 동북아의 새로운 발전과 시장의 확대를 위한 열린 파트너십을 고양시켜야 한다. 일본이 장기침체에 빠져 있고 중국이 아시아 및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위협론'이 더욱 확산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한국과 중국이 '윈-윈 협력'의 틀을 만들어내고 동북아시아를 안정과 번영의 공간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상호신뢰와 존중이 필수적이다.

21세기 격변의 국제정세 속에서 한·중 양국은 지리적이나 역사적인 면뿐만 아니라 전략적 관점에서도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 중 하나다. 수교 10년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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