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서약서 반발 포르셰 美상장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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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독일 포르셰사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확인서약을 의무화한 미국의 새 회계규정에 반발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상장 계획에 대한 보류 의사를 내비쳤다.

벤델린 비데킹 포르셰 회장은 20일 신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공장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사람들이 공을 들인 회계보고서에 CEO의 보증까지 첨부토록 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말도 안되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포르셰는 지난해 분기별 실적 보고서 제출을 거부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퇴출된 뒤 뉴욕증시 상장을 고려해 왔었다.

한편 포르셰는 이날 옛 동독지역 라이프치히에 생산공장을 완공,'카옌(Cayenne)'이란 이름의 SUV 생산에 들어감으로써 본격적으로 SUV시장에 뛰어들었다. 모두 1억2천7백만유로(약 1천5백억원)를 투자한 이 공장에선 연간 2만5천대의 차량을 생산하게 된다. 지금까지 포르셰는 본사와 공장이 있는 슈투트가르트 인근 추펜하우젠에서 스포츠카를 생산해 왔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축사를 통해 "이 공장의 준공은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등대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비데킹 포르셰 회장은 "이미 카옌에 대한 주문이 전세계에서 10만건 이상 쇄도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고성능 스포츠카인 '카레라 GT'도 이곳에서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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