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전 안하면 인류 미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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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생태 월드컵'으로도 불리는 제8회 세계생태학대회(INTECOL)가 18일 '서울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4년마다 한 번씩 세계 각국을 돌아가며 열린 이 대회 사상 공동 선언문이 채택되기는 처음이다. 50여개국에서 온 2천여명의 생태·환경 관련 학자와 시민운동가들은 '서울 선언문'에서 "장기적인 생태연구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에 역점을 두며 전세계 생태학자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21세기의 화두는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이룩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규정한 이번 선언문은 또 "환경 보전과 자연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은 이제 널리 인식되고 있지만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는 무분별한 환경 파괴와 자연 자원의 남용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재천(서울대)교수는 "참석자들 대부분이 서로 입을 맞춘 것도 아닌데 연설할 때마다 장기적 생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해 주요 이슈가 됐다"면서 "장기 연구란 생물의 종류에 따라 수십년에 걸쳐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교수는 또 "우리 환경부에서 10년 간의 환경 보전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 것을 본 해외 학자들이 고무적이라며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11일부터 8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이전의 대회와 다르게 '시민 강좌'가 있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매일 저녁 총 9회에 걸쳐 열린 일반 시민을 위한 강좌는 생태학이 연구자들의 영역에서만 머물지 않고 시민과의 대화 속에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의 생태학'이란 큰 주제 아래 '지구환경 변화''환경정보 및 기술''생태계의 복원' 등 23개 분야에서 1천3백여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다음 대회는 개최국 사정에 의해 2005년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다.

한편 26일부터 9월 4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담'(WSSD)이 열려 생태 문제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문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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