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復, 그날의 감격을 오늘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월드컵의 열기로 전국이 달궈졌던 올해. 방송사들이 각자 정성스레 광복절 특집을 선보인다.

KBS는 태평양전쟁 당시 남양군도로 끌려간 뒤 인도네시아 독립을 위해 싸운 양칠성씨의 일대기를 그린 '인도네시아의 빛, 양칠성'(1TV 15일 오전 10시50분·사진)을 준비했다.

인도네시아 자바 수용소에서 일본군의 포로감시원으로 있던 양씨는 연합군이 승리하고 네덜란드가 다시 인도네시아를 점령하자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외치며 현지 주민들과 게릴라 부대를 결성한 인물. 1949년 8월 10일 총살 직전 네덜란드군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죽어도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원한다"고 부르짖었던 그의 자유영혼이 걸어온 길을 조명한다.

KBS는 또 13일부터 16일까지 매일 밤 10시부터 '포스트 월드컵-대한민국의 재발견'을 1TV에서 방영한다. 해방의 감격에서 시작해 서독으로 간 광부와 간호사의 눈물과 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민주화운동과 88서울올림픽, 그리고 2002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MBC의 '동티모르 독립 그 후'(15일 밤 11시5분)는 지난 5월 20일 21세기 첫 독립국가가 된 동티모르의 현지 상황을 파헤친 프로그램. 취재진은 현재 서티모르 난민촌에 피신한 난민들의 실상과 함께 과거 부역자를 무조건 사면하자는 입장과 처벌하자는 논란이 한창인 동티모르의 과거 청산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어 밤 11시55분부터는 양심적 일본인을 통해 광복절의 의미를 알아보는 '정말 부끄럽습니다'가 이어진다. 정신대ㆍ위안부의 전후 배상소송인 관부재판을 10년째 지원해오고 있는 하나부사 부부, 전 일본군 군의로 생체해부를 한 자신의 과거를 낱낱이 고백한 유아사 등 양심적인 일본인들을 통해 한·일 양국의 진정한 화해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광복절 특선으로 북한영화 '임진왜란'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SBS는 14일에는 제2부 '홍의장군'(밤 12시 55분)을, 15일에는 제3부 '김응서와 계월향'(새벽 1시10분)을 방영한다.

EBS는 특집 다큐멘터리로 일본 왕이 참여하는 왕실 제사에서 한국의 신(神)을 청하는 초혼가와 춤이 연간 두 차례 진행된다는 내용의 '일본 황실 제사의 비밀-한국신을 부른다'(15일 오후 8시30분)와 일본에 철기문명을 가져다준 것으로 알려진 신라왕자 천일창의 존재를 추적해보는 '신라왕자 천일창(天日槍) 일본에 가다'(16일 오후 8시30분)를 준비했다.

정형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