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서 구한말 황실 사진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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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번 경봉 스님의 유품 중에는 한장의 구한말 황실 사진이 포함돼 있다.

유품 정리에 나섰던 정성욱 시인은 "전문가들은 이 사진을 1920년대 후반의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진의 여백 윗부분 중앙에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이화장 마크가 붙어있는 데다(바탕의 여백을 잘라낸 왼쪽 사진에선 빠져 있음) 앨범 형식으로 편집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명정 스님이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오른쪽 위 사람을 명성황후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경봉 스님이 살아 생전 이 사진을 매우 중히 하면서 명성황후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경봉이 외부 인사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그 사진을 명성황후라고 보기에는 허점이 많다.

얼굴 모습이 글로 된 명성황후의 묘사, 즉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우며 예지에 빛나는 표정' 등과도 다소 달랐다. 특히 가슴에 대한제국 당시의 띠를 두르고 훈장을 달고 있는 등의 모양새로 봐 명성황후일 수 없었다.

이 사진을 검증한 전문가들은 이 사진의 주인공을 조선 제27대 국왕이자 마지막 임금인 순종(純宗 1874~1926)의 계후(繼后·두번째 부인) 순정효황후 윤씨(1894~1966)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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