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한 사람들은 ‘강남역 인근 약속장소=뉴욕제과 앞’이란 등식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지하철 강남역 6번 출구에서 불과 20여m 떨어져 있는 뉴욕제과가 만남의 장소로 각광받은 것. 그런데 요새는 강남역 약속장소 하면 영캐주얼 브랜드인 지오다노 강남점(사진)을 떠올리는 젊은이가 더 많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1%가 이곳을 강남역 상권의 랜드마크로 꼽았다. 뉴욕제과라고 답한 응답자는 9%였다.
1·2층 두 개 층을 사용하는 현 매장 규모는 528㎡(약 160평). 평일 매장엔 직장인들과 인근 아파트 단지 젊은 주부들이 주로 찾는다. 휴일엔 중·고교생 고객도 제법 된다. 회사원 정민지(31)씨는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가볍게 둘러볼 수 있어 종종 찾는다”며 “강남역 6번 출구 앞은 사람이 너무 많은 데 비해 여기선 그보다는 여유 있게 일행을 기다릴 수 있어 약속장소로도 인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오다노 강남점은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울 시내 다른 지역에 있는 비슷한 규모 매장보다 매출이 약 2~2.5배 많다. 지오다노 강남점의 힘은 유동인구에서 나온다. 매장 앞은 분당·용인 등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정차하는 수도권 남부 교통의 중심이다. 평일 오전에는 수도권과 충남북 소재 대학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태우려는 셔틀버스 수십 대가 늘어서는 곳이다. 지오다노 강남점으로선 주 고객층인 20~30대 손님을 확보하기가 그만큼 수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강남역 부근 무지개·롯데캐슬 등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도 매장을 찾는 등 시내 다른 매장보다 고객층이 두텁다.
지오다노 마케팅팀 김은영 팀장은 “고객의 연령대가 다양해 본사에서도 현 매장 위치에 만족해한다”며 “최근에는 강남역을 찾는 중국·일본인 관광객 손님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