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성장률 낮아질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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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박승(朴昇·사진)한국은행 총재는 콜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4.25%)에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미국 경제의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올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6.8%)보다 약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원장인 朴총재는 회의를 마친 후 기자 간담회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될 때까지 금리를 변경하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朴총재는 "미국 경제의 불안이 생각보다 깊고 오래 갈 것 같다"며 "이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것이 실물경제에 나쁜 영향을 줘 경제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살아나면서 실물경제가 회복하는 대세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 경제가 올해 2%밖에 성장하지 못하는 아주 나쁜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국내 경제는 6%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를 내릴 뜻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朴총재는 "현재의 콜금리도 낮은 수준인데 6%대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 한은은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지속되면서 물가는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달 전 "경기 상승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힌 것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콜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콜금리 결정에 중요한 지표가 되는 총유동성(M3)증가율은 지난 5월 13.7%(전년 동기 대비)로 최고조에 오른 뒤 6월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시중에 돈이 풀리는 속도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현금·은행 예금·거주자 외화예금을 합친 총통화(M2)증가율도 지난 4월(15.7%)을 고점으로,7월에는 12.6%까지 낮아졌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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