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맘껏 타도록 서울 공기 제주도 수준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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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마음껏 탈 수 있도록 대기 질을 개선해 3~4년 뒤 서울의 공기를 제주도·백령도 수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전거 대행진 출발 전 인사말에서 이같이 약속했다.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공원 등에 나 홀로 감찰을 다녀 ‘자전거 암행어사’로 소문난 오 시장은 이날 행렬의 선두에 섰다. 노란 고글에 몸에 착 달라붙는 사이클링 복장의 그를 본 참가자들은 “선수네.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출발한 지 50분 만에 올림픽공원에 도착한 오 시장은 뒤이어 도착하는 시민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오 시장은 서울시내 교통체계를 ‘자동차’에서 ‘사람과 자전거’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자전거 교통수송 분담률을 현재의 1.2%에서 2020년에는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오 시장은 “자전거 보관함을 설치하고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갖춰 자전거가 생활 속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과 함께 나란히 완주한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자전거로 도심을 달리며 상쾌함을 느꼈다”며 “서로 맞물려 전진하는 자전거 바퀴처럼 서울시와 의회가 협조해 시민의 뜻을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주민들과 함께 자전거 대행진에 참석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자전거를 타고 서울 시내를 달리고 나니 구정 활동에 자전거와 관련된 정책을 적극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자전거 대행진에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50여 분 만에 올림픽공원에 도착했다. 그는 “다음 달 낙동강에서 열리는 6·25전쟁 60주년 기념 자전거 행진에 대비해 충분히 연습이 되도록 오늘 양평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올 예정”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가수 김현철씨는 “비가 안 와서 다행이었다. 날씨가 좋아 18.5㎞를 달린 것이 85㎞를 탄 것처럼 뿌듯했다”며 트위터에 소감을 올렸다. 개막식에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한 걸그룹 티아라는 “5000여 명의 시민이 한꺼번에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소연(23)은 “친삼촌이 올해 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했는데 나도 자전거를 열심히 연습해 내년에는 직접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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