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아시아 과학종교학회 초대 회장 김흡영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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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우리나라는 종교적 다원성이 풍부합니다. 유교·도교·불교 같은 종교들이 있지요. 그래서 종교와 과학을 연구하는 서구 학자들은 한국의 신학자·종교 학자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최근 세계과학종교학회(ISSR)의 창립 회원 및 아프리카·아시아 과학종교학회(AAPSR)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강남대 신학부 김흡영(金洽榮·53·교목실장)교수.

그는 경기고·서울대를 나와 대우실업 비서실과 삼화 뉴욕지사에서 일하다 인생의 방향을 틀어 신학을 공부했다.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1992년·조직신학 전공)를 땄다.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센터 선임연구원으로 선정됐으며 이화여대·서울대 강사를 거쳤다.

"인간 복제, 휴먼 지놈 프로젝트 등 자연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이런 급변하는 세상에 적절한 신학적 응답을 추구하는 일에 소홀하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과학과 종교 사이의 대화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金교수는 "과학이 제기하는 이슈는 지역 공동체는 물론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제 신학교나 기독교 학교에서는 과학과 종교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과학·종교 분야 전문가들은 과학자들이 교회 안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들도 과학 지식을 통해 신학적으로 보다 더 건전하게 신도들을 상담해야 합니다. 복음화를 위해 지적으로 편협되고 경직된 태도를 버려야 하죠."

그는 "과학자와 신학자 간의 수준 높은 대화를 끌어내야 하며, 과학·신학·종교학 등 분야의 학자들이 종교와 과학에 대한 교과목을 개발하도록 후원·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미국 신학·과학연구소(CTNS)의 워크숍에 참석한 아프리카·아시아 학자 30여명에 의해 AAPSR 초대회장으로 뽑힌 그는 내년에 창립총회를 할 계획이다. 오는 8월 20~23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리는 ISSR 창립총회에 참석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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