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변금련’의 변금련
배금택의 성인만화 『변금련』이 영화화된다고 했을 때 당대의 적임자는 강리나밖에 없었고, 그녀는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섹시하면서도 순진하고, 코믹하면서도 슬픔을 지닌 그녀. 한편 이 시대 또 하나의 에로틱 아이콘이라면 ‘가루지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대근은 옷 속에 패드 몇 장 넣은 걸로 만화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6 ‘미녀는 괴로워’의 강한나 혹은 제니
김아중의 재발견. 뚱녀와 미녀 사이를 오가며 그녀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젖어들었고,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충분히 만화처럼 만들 수 있는 소재였지만, 철저히 영화로 접근한 것이 이 영화의 성공비결. 다시 생각해 보면 외모와 내면 사이의 갈등과 충돌이라는 꽤 심각한 테마를 지닌 영화다.
5 ‘이끼’의 천 이장
윤태호의 웹툰 캐릭터와 비교되며 논란이 있긴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정재영이 맡은 ‘이끼’의 천 이장은 두꺼운 노인 분장을 걷어내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유해진·김상호·허준호·박해일·유준상·유선·김준배 등이 빚어내는 탄탄한 앙상블은 캐릭터의 성찬을 맛보게 한다.
4 ‘타짜’의 타짜들
고니·평경장·고광렬·정 마담 그리고 아귀와 짝귀. 그 전설의 ‘꾼’들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고 했을 때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으나,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정 마담이 된 김혜수는 물 만난 고기였고, 김윤석의 아귀는 영화를 삼키는 듯한 강렬함이었다. 현재 2편 기획 중.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3 ‘비트’의 민
“스무 살, 나에겐 꿈이 없었다.” 두 팔을 벌리고 오토바이를 타는 민, 아니 정우성의 모습은 90년대 청춘의 초상이었다. ‘비트’의 미덕은 유오성의 태수와 임창정의 환규 같은, 큰 비중이 아니었던 인물들도 확실한 캐릭터로 부각시킨 점. 만화 각색의 가장 뛰어난 사례 중 하나다.
2 ‘이장호의 외인구단’의 오혜성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오랜 기간 만화 원작에 별 관심 없던 충무로를 환기시켰고, 당대 최고의 만화 캐릭터 오혜성은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 최재성과 만나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순애보의 화신이여, 영원하라!
1 ‘올드보이’의 오대수
영화 ‘올드보이’
영화 칼럼니스트 mycutebir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