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제도 변경 외국제약사와 협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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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다국적 제약사 로비 때문에 경질됐다"고 주장한 가운데 도널드 에번스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해 7월 당시 김원길 복지부 장관에게 압력성 편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16일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에번스 장관은 "우리는 (한국의)약가제도 변경계획이 우리 의약품에 줄 수 있는 차별적인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문제가 적절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무역분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참조가격제가 시행되면 외국계 제약회사가 수입하거나 한국에서 생산한 의약품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 제도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효과가 좋은 약을 복용할 수 있어 한국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번스 장관은 "귀국 정부가 (참조가격제 등 약가제도 변경에 대한)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미국 정부뿐 아니라 외국 제약사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과 실질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난해 5월 말 당시 김원길 장관이 건보재정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그해 8월 참조가격제를 시행키로 했다가 일부 선진국들과 통상마찰 조짐이 일자 사실상 백지화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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