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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 ⑤ 서울종합예술학교 학생들의 ‘스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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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그런가 하면 스커트의 길이로 경제상황을 점치기도 한다. 불황일수록 스커트가 짧아진다는 속설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이론.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에선 이런 스커트의 동시대성에 주목했다. 과거에 머무르는 한국의 정체성을 현재형으로 녹여낼 만한 그릇으로 스커트를 택했다. 서울종합예술학교 3학년 학생 6명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이 시대가 원하는 여성의 강인함·우아함·섹시함을 스커트에 풀어냈다. 종이접기라는 공통된 기법으로 ‘2010년 스커트의 미학’을 새롭게 보여줬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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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 참여한 미래 디자이너들
축구 보며 바느질, 월드컵 유혹이 가장 힘들었어요

세계가 코리안 디자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요즘,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창의적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그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매달 한 번씩 연재합니다.

이번 코리안디자인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난관은 월드컵이었다. 학생들이 대동제·기말고사가 끝나고 막바지 작업을 해야 할 시점, 한국 경기가 잇따라 열렸다. 더구나 서울종합예술학교(서울 삼성동) 코앞에선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그 함성과 열기를 고스란히 들으며 작업실에서 스커트를 만들어야 했다. 김슬아(21)씨는 “스커트는 만들어야겠고 길거리 응원은 나가고 싶고…영동대로에 나가 바느질 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라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강가영(21)씨도 전적으로 공감했다. “아르헨티나 경기 때는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작업대 위에 DMB를 틀어놓고 축구 한 번 보고, 바느질 한 번 하고를 반복했어요.”

한옥마을에서 실마리를 찾다

5월 중순, 프로젝트 과제가 떨어지자 학생들은 전주를 찾았다. 한지 축제 기간 중 염색공예 전문가인 일본인 아사오 시무라가 전북대에서 특강을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뭔가 과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강연을 듣고는 ‘이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양한 원단에 접목시키기엔 천이 뻣뻣해지고 색이 밋밋해지는 단점이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열쇠는 다른 곳에 있었다. 기왕 온 김에 들러보자던 전주 한옥마을에서 작품의 모티프를 찾았던 것. 이지예(21)씨는 “그곳에서 교과서로나 알고 있던 전통을 체험하며 시야가 넓어졌다”면서 “장독대·창호문살처럼 색감이 좋고 아기자기한 한국적 모티프들이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홍정원(21)씨도 “도서관을 찾는 것보다 전통의 현장에 더 생생한 자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교한 수작업의 매력 느껴

이번 프로젝트의 작품들은 유난히 품이 많이 들었다. 한국적인 조형미를 표현하려 종이 접기를 공통 컨셉트로 잡았기 때문. 그렇다 보니 실제 천을 종이처럼 접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재봉틀로 박는 것보다 몇 배는 공이 드는 작업이었다. 문정아(22)씨는 “몸을 숙이고 꼬박 2시간만 작업해도 피곤해졌다”면서 “손품이 훨씬 많이 드는 한복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은영(21)씨는 프로젝트를 통해 ‘핸드 메이드’ 작품에 한 번 더 도전할 생각이다. “정교한 수작업이 한국적 디자인의 매력이라는 걸 알게 됐죠. 힘들긴 하겠지만 졸업작품전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이도은 기자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는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한국 예비 디자이너들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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