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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작품을 보면 삶을 반성하게 되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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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조각은 인간생활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피서만 즐기지 말고 가까운 조각공원을 찾는 것은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거제 외도조각공원을 가꾼 이창호·최호숙씨 부부가 조각에 갖는 관심은 남다르다. 교사 출신인 이들 부부는 20여년 전부터 여유가 생기는 대로 조각품을 하나둘 사모았다. 가능한 한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을 골랐다.

조각공원엔 어린이들의 공기놀이·말타는 모습을 8개 조각으로 묘사한 동심 시리즈,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비너스상 20여종을 수집한 비너스 동산 등이 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비너스상과 대비되는 다윗상도 수집했다.

모아둔 조각품들을 섬으로 옮겨오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일부는 배로 싣고 와서 등짐으로 옮기다 파손되기도 했다.

이들 부부가 외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69년. 李씨가 우연히 낚시하러 왔다가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땔감으로 마구 베어지는 것을 보고 "이대로 뒀다간 민둥산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들였다.

그 후 틈만 나면 내려와 나무와 식물을 심고 가꾸었다. 95년 4월 일반에 개방했다. 코발트빛 바다를 배경으로 1천여종의 식물 사이에 서있는 조각품들은 평화를 주제로 그린 한 폭의 그림 같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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