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감잡았어" 김선우 첫 선발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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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서니(Sunny)' 김선우(25·보스턴 레드삭스)가 빼어난 투구로 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을 거뒀다.

김선우는 3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6안타·1볼넷을 내주고 3실점했으나 팀의 6-4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김선우는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조진호(6월 보스턴에서 방출)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번째로 빅리그에서 선발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지난 5월 5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전 구원승으로 데뷔 첫승을 맛본 김선우는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그러나 첫승은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따낸 행운의 승리였으나 이날 승리는 시즌 첫 선발이자 메이저리그 재승격 이후 첫 등판에서 거둔 승리라 기쁨이 더했다.

김선우는 지난해 6월 빅리그 마운드에 처음 올랐으며 시즌 막판 두차례 선발등판도 했으나 1패만을 기록한 바 있다.

김선우는 이날 어깨 부상 중인 롤랜도 아로호를 대신해 갑작스레 마운드에 올랐지만 보스턴 팬들 앞에서 '준비된 선발'임을 당당히 보여줬다.

6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블루제이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무엇보다 최고구속 1백50㎞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홈 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솟아오르는 직구에 상대 타자들은 거의 손을 쓰지 못했다.

아웃카운트 18개 중 15개가 플라이 아웃인 것에서 알 수 있듯 김선우의 공에 배트가 계속 밀렸다. 84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는 54개. 공격적인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김선우는 7회 초 선두타자 호세 크루즈에게 우월 홈런을 얻어맞은 후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후속타자인 버논 웰스와 조시 펠프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에서 강판됐다.

이후 구원 등판한 리치 가르세스가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2실점,김선우에게 자책점이 추가됐다.

김선우는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오늘은 이만 하면 됐다'는 생각에 아쉽지 않았다. 직구의 공끝이 좋았고 커브가 말을 안들었던 대신 체인지업이 좋았다. 날씨가 더워 체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다음 등판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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